렛츠리뷰- 시사인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다가-_- 이렇게 씁니다. 시사 주간지는 리뷰해본 적이 없어서 이렇게 쓰는게 맞는지도 모르겠고 좀 횡설수설이긴 하지만 곱게 봐주세요. 

시사인 111호를 리뷰했습니다. 


메인기사인 '뉴라이트 서민금융에 꽂히다'
맨 처음에는 이게 뭔가 했습니다. 표지 사진을 보고는 대부업체에 관한 건가? 생각했을 정도입니다. 예측과는 정 반대인 기사 내용이었지만. 꽤나 심도있는 내용이었습니다. 어떤 종류의(딱히 이거다 단정짓기 어려운) 경각심을 일깨우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런데 뉴라이트계열 단체가 서민금융업에 뛰어들면서 정부의 지원을 독식하다시피하는 현상을 제시하는 것은 독자에게 뭔가 '어?'하게끔 하지만.. 이로 인해 예상되는 결과랄까, 그런게 없으니까 기사를 다 읽고서도 뭔가 허전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게 뭐야? 싶달까요. 대강 차후 이러한 일이 생기기라.. 하고 짐작가는게 있긴 하지만, 그건 짐작일 뿐 어떤 근거도 없으니까(아마 그래서 기사에서도 다루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기사가 일깨운 경각심이랄까요, 그게 대체 왜 각성되어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방향없는 경각심 각성이랄까요.

시민단체의 모금 기사는 굉장히 관심있게 읽었습니다. 지난학기 중반까지 학생 동아리인 동시에(지금은 아니지만) 다소 공적인 지원을 받는 일종의 공공기관(....)에서 활동했었는데, 한동안 공적 지원금을 받지 않고 완벽한 학생 동아리(겸 일종의 민간 지역 단체)로 돌아갈 경우 제반 경비를 어떻게 충당할지 구성원들이 머리 싸매고 고민했었기 때문에 정말 관심이 가는 꼭지였습니다. 기사를 읽는데 그때의 경험이 오버랩되더라구요. 새삼 관심있는 시민단체에는 주저없이 꼬박꼬박 후원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지게 됐습니다.

지방선거 분석은 그저 그랬습니다. 기사가 성의없었다거나 질이 떨어지는건 아닌데, 분석 결과가 지역색 반영 등 빤한 선을 넘지 못해서, 기존의 양상을 벗어나지 못해서 개인적으로 별로 느낌이 좋지 못했습니다.

김훈 중위 군내 의문사 사건에 관한 기사는 꽤 재미있었습니다. 아마 얼마 전에도 시사프로그램에서 군 의문사를 다룬적이 있었는데, 몇십년이 지나도록 변하는게 없다는게 참.. 입맛이 쓰더군요. 성의없는 수사 과정과 결과에 분노하게 되는 건 여전합니다. 앞으로 이 쪽으론 개선이 되길 바라지만, 어떻게 될지는 두고봐야 하겠지요.

골재채취는 평소 모르던 분야였습니다. 이걸 중소업체에서 한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었어요. 심지어 골재를 강 모래를 퍼올리는것인줄로 몰랐습니다. 어디 채석장에서 돌 깨다가 갈아서 파는건가 했었을 정도로 무지했던 분야인데, 새롭게 알고 보니 굉장히 신기했습니다. 관련 업계 종사자가 보는 4대강 공사에 대한 평을 읽으니 소름이 끼쳤습니다. 4대강 공사가 어마어마한 규모라는건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지는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지 않습니까. 구체적인 예시나 비교 대상이 있는것도 아니구요. 4대강 공사로 파내는 골재량이 평균 25년치 골재 채취량이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렇게 비교하고 보니 4대강 공사 규모가 정말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손에 잡히지 않는 허상이 실체화되어 눈앞에 등장한 느낌이랄까요.

안중근 의사에 관한 기획기사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뭐랄까.. 역사 교과서에 실릴법한 내용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란 느낌이 들더군요. 아 그렇구나, 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어디선가 봤던듯한 기사같기도 하고.. 주제 자체가 이미 많이 다루어져 더이상 새롭게 다룰 꺼리가 없다는 낌새가 있긴 했죠.

아프간에서 미군이 고전하는 것은 토요일자 경향신문 기사와 함께 읽으니 그 심각성이 배로 다가왔습니다. 이라크, 아프간 파병 미군들의 정신적 고통과 전력 손실 등은, 사실 어렴풋이 알고 있긴 했지만 이렇게 좀 더 자세히 보니 느낌이 달랐습니다. 그런데 두 전쟁에서 겪는 미군의 고난은 오히려 외국/바깥 시선에서 더 잘 보이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아무래도 제3자의 입장에서는 그런 점이 더 빨리 눈에 띄고 주목할 거리지만 미군 입장으로는 두 전쟁에서 상황이 가급적 미군 우호적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고 해석하려고 들기에 적대적인 현실을 깨달을 때 그 괴리감이 더 크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저 윗선이면 몰라도 일개 미군 병사 개개인은 자신들이 이라크나 아프간에서 그렇게 적대시당하리라곤 처음엔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 테니까요. 아마 그것 때문에 현재 미군의 정신적 고통이 더 큰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게 아니더라도 현지 상황 자체가 이미 충분히 위협적이긴 합니다. 오바마 미 대통령이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지 관심거리입니다. 파병군을 늘릴지, 아니면 철병을 할지... 그 어떤 것도 그리 쉬운 결정은 아니겠죠.

진보의 재구성은 참 참신한 발상이 눈에 띄었습니다. 진보진영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우파적 사상을 끌여들여 자신의 논리로 삼는 발상은 처음 접해서 굉장히 놀랍기도 하고, 신기했습니다. 진보-보수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사상의 이분법에 갇히지 않고 그 경계를 무너뜨려 자유롭게 사상을 발전시키고 주장을 전개하는게 나름 타당한 논리도 있는 듯 하고, 사유의 깊이를 위해 애썼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한 번쯤 고려하고 돌아볼 만한 주장입니다. 물론 기자의 분석과 평처럼 이 논리에는 착오점도 있고, 아직 미숙한 부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상의 이분법에 물든 진보-보수진영 양측에서 한 번쯤 돌아볼 만한 사상인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서울디자인 올림픽에 관한 꼭지나, 출판, 까칠거칠 등도 꽤 재미있는 코너였습니다. 때론 읽으면서 키킥 웃기도 하고, 심각하게 밑줄긋기도 하고.. 꼭꼭 한자한자 씹어 소화시킬 가치가 있는 기사들임은 분명합니다. 


단지 평소에 관심이 있었단 이유만으로 겁없이 시사 주간지 리뷰를 신청하면서도, 당첨 안내를 보면서도 어떻게 리뷰를 쓸지 계획이 없었습니다. 결국 평소 쓰던 방식으로 마구잡이 써내려간 리뷰가 되었네요. 시사인과 렛츠리뷰측의 관대함을 바라며;;; 간만에 시사잡지를 읽을 기회를 제공해 주신 시사인과 렛츠리뷰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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